전통과 미래가 만나는 곳, 모로코의 과학기술 혁신 여정
아프리카 대륙의 북서쪽 끝에 위치한 모로코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동시에, 최근에는 과학기술 혁신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로코를 사막, 유목민, 전통시장 등으로만 기억하지만, 실제로 이 나라는 미래지향적인 과학기술 정책과 혁신적인 시도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모로코의 과학기술 발전상을 교육, 도시와 농촌의 균형 발전, 그리고 우주와 해양 과학 분야로 나누어 심층적으로 살펴봅니다.

1. 교육혁신과 과학 인재 양성: 미래를 위한 투자
모로코의 과학기술 발전은 무엇보다도 교육에 대한 꾸준한 투자에서 비롯됩니다. 과거 모로코는 문맹률이 높고, 과학·공학 분야 인재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최근 10여 년간 정부와 민간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상황이 크게 달라졌습니다.
모로코 정부는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 교육을 국가 발전의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습니다. 주요 도시마다 과학고등학교와 기술대학이 설립되고 있으며, 특히 모하메드 6세 폴리테크닉 대학(UM6P)은 농업기술, 에너지, 광물자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인 연구를 이끌고 있습니다. 이 대학은 세계 각국의 연구기관과 협력하며, 학생들에게 실무 중심의 교육을 제공해 과학기술 인재 육성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청소년 과학경진대회, 로봇 경진대회, 창업 캠프 등 다양한 과학 행사가 전국적으로 개최되고 있습니다. 특히, 여성 과학자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는데, ‘여성과학자 네트워크’와 같은 단체가 활발히 활동하며 성별 격차 해소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모로코는 아프리카에서 여성 STEM 졸업생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입니다.
또한, 모로코 정부는 교육제도 개편과 직업훈련 강화, 에듀테크 기업과의 협력 등도 활발히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책적 지원은 모로코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경쟁력을 갖추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되고 있습니다.
2. 도시와 농촌의 균형 발전: 스마트시티와 스마트농업
모로코의 과학기술 혁신은 도시와 농촌 모두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대도시인 카사블랑카와 라바트에서는 ‘스마트시티’ 프로젝트가 진행 중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을 도시에 적용해 교통, 에너지, 치안, 환경 등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예를 들어, 카사블랑카는 스마트 교통 시스템을 도입해 실시간 교통량 분석과 신호등 제어로 교통체증을 줄이고, 대중교통의 효율성을 높였습니다. 라바트에서는 스마트 가로등, 스마트 쓰레기통, 디지털 시민 서비스 등 다양한 시범사업이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있습니다.
한편, 모로코 농촌 지역에서는 ‘스마트농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모로코는 세계적인 인산염(비료 원료) 생산국이자, 농업이 경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나라입니다. 최근에는 드론, 위성 데이터, 자동화 관개 시스템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농업 생산성을 높이고,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특히, 모로코 정부와 국제기구는 협력해 ‘디지털 농업 플랫폼’을 구축하고, 농민들에게 모바일 앱을 통해 날씨 정보, 병해충 예보, 시장 가격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농촌의 소득 향상과 지속가능한 농업 발전에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재생에너지 분야에서도 모로코는 세계적인 선두주자입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전체 에너지의 52%를 재생에너지로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와르자자트 태양열 발전소(누르 프로젝트)와 같은 대규모 태양광 및 풍력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녹색 수소 프로젝트, 해저 전력망을 통한 에너지 수출 등도 적극적으로 추진 중입니다.
3. 우주와 해양 과학: 새로운 도전과 글로벌 협력
모로코의 과학기술은 지상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최근 모로코는 우주와 해양 분야에서도 적극적으로 도전하고 있습니다. 2017년에는 자체 기술로 개발한 첫 정찰위성 ‘모하메드 6A’를 성공적으로 발사했으며, 2018년에는 두 번째 위성인 ‘모하메드 6B’도 발사에 성공해, 아프리카 내에서 독보적인 우주기술 보유국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이 위성들은 국방, 농업, 환경 모니터링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해양 분야에서도 모로코는 ‘블루 이코노미(Blue Economy)’ 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대서양과 지중해에 접해 있는 지리적 이점을 살려, 해양 생태계 보전과 해양 자원 개발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습니다. 해양 생물 다양성 연구, 해양 오염 감시, 지속가능한 어업 기술 개발 등 다양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며, 유럽연합(EU), 일본, 한국 등과의 국제 협력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모로코는 아프리카연합(AU) 재가입 이후, 다양한 국제 협력 사업을 통해 정치·경제적 입지를 넓히고 있습니다. 정보통신, 신재생에너지, 농업, 보건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글로벌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으며, 한국과도 전략산업 기술 협력을 모색 중입니다. 스마트 농업, 빅데이터 기반 보건의료 등 다양한 첨단기술 협력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국제 협력은 모로코가 아프리카 내에서 기술 선도국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모로코는 자체적인 과학기술 역량 강화와 더불어, 글로벌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과 혁신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됩니다.
결론
모로코는 교육혁신, 도시와 농촌의 균형 발전, 그리고 우주·해양 분야의 신기술 도전까지 다양한 방면에서 과학기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습니다. 전통과 현대, 도시와 농촌, 지상과 우주를 아우르는 모로코의 과학기술 혁신은 아프리카 전체의 미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앞으로 모로코가 세계 과학기술 무대에서 어떤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내려갈지 기대해봅니다.